[호평동 바꿈영수학원] 돈이 두 배가 되는 시간, 72의 법칙 이야기
핵심 개념
용돈을 저금통 대신 통장에 넣어두면 이자가 붙습니다. 이자율이 연 6퍼센트라면 이 돈이 두 배로 불어나는 데 몇 년이 걸릴까요. 이런 질문에 계산기 없이 빠르게 답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72를 이자율 숫자로 나누는 것입니다. 72 ÷ 6 = 12, 그러니까 연 6퍼센트 복리라면 대략 12년 뒤에 원금이 두 배가 됩니다.
이렇게 72를 연이율(퍼센트 숫자)로 나누어 두 배가 되는 기간을 어림하는 방법을 흔히 72의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왜 하필 72라는 숫자가 나왔을까요. 이 답은 복리 계산식 안에 숨어 있습니다. 원금을 A, 연이율을 r(예를 들어 6퍼센트면 0.06), n년 후의 금액을 구하는 식은 A × (1+r)ⁿ 입니다. 이 금액이 원금의 두 배가 되려면 (1+r)ⁿ = 2 를 만족해야 합니다.
이 식에서 n을 구하려면 로그를 씁니다. 양변에 로그를 취하면 n × log(1+r) = log2 이고, 정리하면 n = log2 ÷ log(1+r) 입니다. log2는 약 0.693이라는 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r이 아주 작을 때, 즉 이자율이 크지 않을 때는 log(1+r)의 값이 대략 r과 비슷해진다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자율이 낮을수록 이 근사가 더 정확해집니다. 이 성질을 이용하면 n ≈ 0.693 ÷ r 로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r은 소수(예를 들어 0.06)이고, 우리가 실제로 쓰는 이자율은 퍼센트 숫자(6)입니다.
r = (퍼센트 숫자) ÷ 100 이므로 이를 대입하면 n ≈ 0.693 ÷ ((퍼센트 숫자) ÷ 100) = 69.3 ÷ (퍼센트 숫자) 가 됩니다.
69.3이라는 딱 떨어지지 않는 숫자 대신 72를 쓰는 이유는 계산의 편리함 때문입니다. 72는 1, 2, 3, 4, 6, 8, 9, 12처럼 나누어떨어지는 약수가 많은 숫자입니다. 이자율이 4퍼센트, 6퍼센트, 8퍼센트, 9퍼센트처럼 흔히 쓰이는 숫자로 나눌 때 72를 쓰면 나눗셈이 훨씬 깔끔하게 떨어집니다.
실제 정확한 값인 69.3 대신 72를 써도 이자율이 6퍼센트에서 10퍼센트 사이일 때는 오차가 크지 않아서, 어림 계산용 법칙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숫자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연이율 8퍼센트라면 72 ÷ 8 = 9, 그러니까 9년 뒤에 두 배가 된다는 예측입니다. 정확한 값을 로그로 계산해 보면 log2 ÷ log1.08 은 대략 9.01년이 나옵니다. 거의 맞아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자율이 아주 낮은 1퍼센트라면 72 ÷ 1 = 72년이라는 어림값이 나오는데, 실제 정확한 값은 log2 ÷ log1.01 로 계산하면 약 69.66년입니다.
이자율이 낮아질수록 근사가 69.3에 더 가까워지기 때문에, 72라는 숫자로 어림하면 오차가 조금씩 벌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법칙이 흥미로운 이유는 은행 이자뿐 아니라 물가가 오르는 속도, 인구가 늘어나는 속도처럼 매년 일정한 비율로 커지는 모든 것에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물가상승률이 연 3퍼센트라면 지금 가진 돈의 가치가 실질적으로 절반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도 72 ÷ 3 = 24년으로 어림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법칙의 뿌리는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관계, 그리고 log2라는 하나의 상수에 있습니다. 고등학교 수학에서 지수와 로그 단원을 배울 때 왜 로그가 필요한지 실감이 잘 안 날 수 있는데, 72의 법칙 같은 일상 계산이 그 답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