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동 영수학원] 수학 문제집 고르는 기준, 두께보다 중요한 것
핵심 개념
문제집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두께입니다. 두꺼운 책을 사면 왠지 더 많이 공부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만큼 본전을 뽑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서점에서 문제집을 비교할 때 무게를 들어보고 고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께는 그 책이 아이에게 맞는지를 전혀 말해주지 않습니다.
400쪽짜리 문제집도 아이 수준보다 너무 쉬우면 시간 낭비이고, 너무 어려우면 풀다가 포기하는 책으로 남을 뿐입니다.
문제집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지금 아이의 실력입니다. 예를 들어 중학교 1학년 일차방정식 단원을 막 배운 아이라면, 개념을 적용하는 기본 문제가 충분히 많은 책이 필요합니다. 반면 같은 단원이라도 학교 시험에서 이미 90점 이상을 받는 아이라면 기본 문제는 건너뛰고 응용, 서술형 문제 비중이 높은 책이 맞습니다.
같은 학년, 같은 단원이라도 아이마다 필요한 책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서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이 내 아이에게도 가장 좋은 책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다음으로 봐야 할 것은 해설입니다. 많은 학부모님이 해설지를 대충 넘기지만, 사실 해설의 질이 문제집의 질을 좌우합니다. 좋은 해설은 정답만 적어놓지 않고 풀이 과정의 중간 단계를 짚어줍니다. 가령 2x + 3 = 7이라는 방정식을 풀 때, 좋은 해설지는 '양변에서 3을 빼면 2x = 4, 양변을 2로 나누면 x = 2'처럼 각 단계에서 무엇을 했는지 설명합니다.
반대로 'x = 2'라는 답만 덩그러니 적힌 해설지는 틀린 문제를 혼자 다시 풀어야 하는 아이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은 아이일수록 해설의 친절함이 문제집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문제 배열 방식도 중요한 기준입니다. 어떤 문제집은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까지 단계별로 차근차근 올라가도록 구성되어 있고, 어떤 문제집은 난이도가 뒤섞여 있어서 쉬운 문제 바로 다음에 갑자기 어려운 응용 문제가 나오기도 합니다. 기초가 아직 불안정한 아이에게는 단계별 구성이 훨씬 유리합니다.
한 단계씩 자신감을 쌓으면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미 기본기가 탄탄한 아이라면 난이도가 섞인 구성에서 오히려 실전 감각을 기를 수 있습니다.
욕심을 내서 어려운 문제집을 먼저 고르는 경우도 자주 보입니다. 심화 문제집으로 시작하면 실력이 더 빨리 늘 것 같은 기대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본 개념이 충분히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심화 문제를 풀면, 틀린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 채 답만 외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비슷한 문제를 조금만 바꿔 내도 다시 틀리게 됩니다. 문제집은 한 단계 낮춰서 완전히 소화하는 쪽이, 한 단계 높여서 절반도 못 풀고 덮는 쪽보다 실력에 남는 것이 많습니다.
결국 좋은 문제집은 표지나 두께, 출판사 이름이 아니라 지금 내 아이가 풀었을 때 '이해하면서 풀 수 있는가'로 판단해야 합니다. 서점에서 고를 때는 목차에서 아이가 배운 단원을 펼쳐 문제 두세 개를 직접 풀어보게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그 자리에서 손이 막힘없이 움직이는지, 해설을 봤을 때 이해가 되는지를 확인하면 두께나 유명세보다 훨씬 믿을 만한 기준을 얻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