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동 영수학원] 빼빼로데이와 1111의 수학, 회문수 이야기
핵심 개념
11월 11일이 되면 거리마다 빼빼로 과자가 쌓입니다. 막대 모양 과자 네 개가 나란히 선 모습이 1111과 닮아서 이 날이 빼빼로데이로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그런데 이 1111이라는 숫자, 그냥 보기 좋은 모양이기만 할까요. 조금만 들여다보면 꽤 재미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1111을 거꾸로 읽어 보겠습니다. 1-1-1-1을 뒤에서부터 읽어도 1-1-1-1, 똑같습니다. 이렇게 앞에서 읽으나 뒤에서 읽으나 같은 수를 회문수라고 부릅니다. 단어 중에도 이런 것이 있습니다. '토마토'를 거꾸로 읽어도 '토마토'인 것처럼요.
숫자 세계의 회문수도 똑같은 원리입니다. 121, 353, 1221, 12321 모두 회문수입니다. 반대로 123은 거꾸로 읽으면 321이 되어 버리니 회문수가 아닙니다.
그럼 1111은 왜 회문수가 될 수밖에 없을까요. 사실 같은 숫자 하나로만 이루어진 수는 몇 자리든 항상 회문수입니다. 11, 111, 1111, 11111 모두 그렇습니다. 앞뒤 대칭을 따질 필요도 없이 모든 자리가 똑같은 숫자니까요. 이런 수를 레퓨닛(repunit)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repeat(반복)과 unit(단위)을 합친 이름으로, 1이 반복되는 수라는 뜻입니다.
1111을 소인수분해해 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1111을 7로 나누어 보면 1111 ÷ 7 = 158.714...로 나누어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11로 나누면 1111 ÷ 11 = 101이 딱 떨어집니다. 101도 거꾸로 읽으면 101, 역시 회문수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101을 소인수분해하면 101은 1과 자기 자신 외에는 나누어떨어지지 않는 소수입니다. 결국 1111 = 11 × 101이고, 11과 101 둘 다 회문수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회문수를 소인수분해했더니 그 안에서도 회문수가 나온 셈입니다.
회문수를 만드는 놀이도 해볼 만합니다. 아무 두 자리 수를 하나 정해서 거꾸로 뒤집은 수를 더해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38을 골랐다면 거꾸로 뒤집은 83을 더합니다. 38 + 83 = 121, 바로 회문수가 나옵니다. 29로 해보면 어떨까요. 29 + 92 = 121, 이번에도 회문수입니다.
한 번에 안 나오면 그 결과를 또 뒤집어서 더하면 됩니다. 56으로 시작하면 56 + 65 = 121로 한 번 만에 나오지만, 어떤 수는 몇 번을 반복해야 회문수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숫자를 뒤집어 더하는 과정에서 자리가 맞물리는 걸 보면 덧셈의 자리값 원리를 자연스럽게 다시 짚어보게 됩니다.
빼빼로데이처럼 날짜 자체가 숫자로 눈에 띄는 날은 흔치 않습니다. 이런 날을 핑계 삼아 1111 같은 숫자 하나를 붙잡고 소인수분해도 해보고, 회문수도 찾아보고, 뒤집어 더하는 놀이도 해보면 숫자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저마다의 구조를 가진 대상이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과자를 나눠 먹으면서 숫자 이야기를 한 번쯤 나눠보는 것도 11월 11일을 보내는 괜찮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